명절날 먹고 남은 잡채 활용기
베트남 음식, 짜조 만들기
지난 일요일에 잡채를 많이 만들었었다.
시부모님께도 갖다 드렸고
원래 잡채를 먹으려는 용도는 아니었기에
아침에 간단히 아이들에게 반찬으로도 먹일 겸
잡채 만들자 마자
일부를 따로 짜조로 만들었다.
짜조는 베트남식 군만두이다.
어찌보면 스프링롤과 비슷한 맥락인 것 같다.
만드는 방법도 쉽고
남은 잡채를 먹는 게 지겹다면
짜조로 만들어서 얼려두었다가
몇 개씩 튀겨서 내어도 괜찮을 것 같다.
재료 : 잡채, 라이스페이퍼, 스위트칠리 소스
이번에는 내가 잡채를 일부러 만든 것이었지만
보통은 명절날이나 누군가의 생일날
시어머님께서 잡채를 만드신다.
잡채는 한 번 만들 때 손이 많이 가는 음식이라
항상 요리를 적당한 양으로만 만드는 어머님도
잡채만큼은 한가득 만드시는 편이다.
그렇게 잡채를 받아오면
너무 많이 주셔서 몇 날 며칠동안
사막여우와 내가 볶아 먹고, 잡채밥으로도 해먹고
상해서 버리지 않도록 열심히 먹는다.
오늘은 그 새로운 버전인
짜조를 만들어 보았다.
사막여우와 나만 먹을 것이었다면
아마 가위질도 제대로 하지 않았겠지만
만 6살, 1살인 우리 딸들도 먹어야 하기 때문에
사정없이 가위질을 해서 잘게 잘라주었다.
명절날 동그랑땡이나 산적을 만든 게
많이 남았다면 그걸로 활용해도 좋을 것 같다.
따뜻한 물을 볼에 담는다.
이번에 산 라이스페이퍼가
이상한 냄새가 나고 따뜻한 물에도 쉽게 익지 않아서
성분을 확인했더니 타피오카가 절반 이상 들어 있었다.
아마도 타피오카 향이었던 것 같고,
타피오카가 너무 많이 들어서
쉽게 익지 않은 것 같다.
마트에 라이스페이퍼가 한 종류밖에 없어서
선택의 여지가 없었지만
다음에 또 살 일이 있다면
성분표도 잘 확인해야 할 것이다.
대뜸 물 온도가 궁금해져서 물 온도를 재어봤다.
이번에 산 체온계가 비접촉식이라
이런 면에선 활용도가 좋다.
갓난아기가 있는 집이라면
목욕물 온도 맞추는데에도 좋을 것 같다.
37.5도로 나와있는데
타피오카가 너무 많이 들어있어서
나중에 결국 뜨거운 물을 더 보태어
대략 50도가 넘는 물을 사용해서 만들었다.
나는 동영상을 찍고
사막여우가 만들었다.
난 손 끝이 야물지 않은 편이라
이런 거 예쁘게 잘 못싸는데
사막여우는 이런 걸 참 잘한다.
사진이 너무 검게 나온 듯하다.
저렇게 다 싼 뒤에
다음날 아침에 먹을 수 있도록
랩으로 싸서 냉장고에 보관했다.
총 13개를 만들었다.
다음날 아침(월요일)에 찍은 사진이다.
작은 팬에 기름을 두르고 올려보았는데
아무래도 저렇게는 시간도 오래 걸리고
잘 튀겨지지 않을 것 같아서
에어프라이어에 넣었다.
180도 10분으로 설정했다.
냉동실에서 꺼내어 튀길 때
기름을 살짝 뿌려주고 튀기면 좋을 것 같다.
난 기름을 두른 팬에 올리기도 했었지만
그래도 혹시나 에어프라이어에 눌러 붙을 까봐
에어프라이어에 종이호일을 깔고 튀겼다.
고은이 유치원 갈 시간이 다 되어서
예쁘게 플레이팅할 시간이 없었다.
후다닥 꺼내어 빨리 빨리 식히고 자르고 했다.
많이 바삭할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덜 바삭했고 오히려 좀 더 쫀득한 식감이었다.
그것도 타피오카 때문인지
아니면 잡채가 너무 많이 들어갔기 때문인지는 알 수가 없다.
하지만 잡채를 너무 적게 넣었더라면
라이스페이퍼가 겹치는 부분이 너무 딱딱해져서
씹기 힘들었을 것 같다.
스위트칠리소스에 찍어 먹었는데
사실 아침에 먹기엔 좀 부담스러운 음식인 것 같다.
결국 고은이도, 로은이도
안에 채워넣은 잡채만 먹었다.
라이스페이퍼에서
타피오카 특유의 쾌쾌한 냄새가 많이 나서
선뜻 손이 가지 않기도 한다.
다음엔 만두소를 만들어다가
라이스페이퍼가 아닌 만두피에 넣어
스프링롤을 만들어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