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넘기통 만들기 - 초등 1학년 과제



오랜 회의 끝에 완성된 줄넘기 보관 용기



초등학교 1학년 아이의 숙제라고 쓰고

초1 아이를 둔 엄마의 숙제라고 읽는다.






이번주 (5월 중순)부터 학교에서 줄넘기를 시작했다.




줄넘기 수업에 앞서
학교에선 위 사진과 같은 유인물과 함께
줄넘기를 보내왔다.



고은이는 유치원에서 방과후 수업으로
줄넘기를 했었는데
구슬줄넘기? 어쨌든 좀 예쁘게 생긴 것이어서
그것으로 가져가고 싶다고 했다.

줄넘기는 뭘 가져가더라도,
줄넘기 보관 용기는 만들어야 하는데

알림장에 보니 5월 13일(월)까지 만들어서 보내라고 적혀 있었다.


주중에 이것 저것 신경 쓸 일이 많아서
차일 피일 미루다가
지난 일요일 저녁,
두 녀석을 재우다 나도 함께 잠들었다가
12시가 넘어 화들짝 놀라 깼다.


설거지도 하고, 다음날 아침에 먹일 밥도 해놓고
실내화도 빨아 놓은 것 신발 주머니에 정리해 넣고

그리곤 며칠 전 치킨과 함께 마셨던 사이다 패트병을 씻었다.

그리곤 가위로 오리고..


그리고 나서 고민에 빠졌다.

테두리는 테이프로 얼기설기 붙여 놓고..
근데 나는 미적감각이 제로로 수렴하는 사람이라
어떻게 꾸며줘야 할 것인가.


고은이가 깨어 있었다면
네가 알아서 하라며 떠넘겼을테지만
이미 새벽시간...

다행히 색종이는 있는데
어쩐다..

고민하던 차에 남편이 깼다.


그리곤 함께 육각상자 접기를 검색해서 접었는데
사이즈가 맞지 않다. ㅠㅠㅠㅠ


한복 머리띠가 망가져서 그 위에 붙어 있던 장식이
책상 위에 굴러다니고 있었는데 그것을 가져오라더니
남편이 결국 이렇게 만들어 놨다.













나는 성황당도 아니고,
무슨 사당도 아니고,
각설이도 아니고,
이게 뭐냐며 내가 고은이라면
숙제니까 학교에 가져는 가겠지만 
선생님 보여드리고 조용히 버릴지도 모른다했고..




결국 집안 어딘가에서 몇 년째 처박혀 있던
조만간 쓰레기봉투에 버려야지 했던 감귤주스 패트병을 찾아내어
남편이 씻고 오리고 다시 꾸며놨다.





저.... 저기요...
이 오방색 같은 장식 좀 버리면 안되겠냐고..


이대로 가져가게 하자는 남편과
여전히 탐탁지 않아했던 나.

회담 결렬과 다시 회담 재개를 반복한 끝에

극적 성사!!!!





예전에 쓰고 남아있었던
패브릭 스티커가 있었는데
어쩌다보니 기가막힌 사이즈로다가 붙여졌다.


저 꽃장식은 버리고 싶었으나..
스티커가 정말 교묘하게도
원형으로 예전에 어떤 무늬를 오려내서 쓰고 남은 것이어서
딱 저 꽃장식으로 그 구멍부분이 메꿔지기에
버릴 수가 없었다.



그렇게 기나긴 밤이 지나고 보니 새벽 4시.


에효...... 그렇게 숙제를 했다.

다행히 다음날 아침,
고은이는 꽤나 만족스러워 했더라는 후문. ㅎㅎ



완성된 줄넘기통은 사물함에 줄넘기를 보관하는 용도로 쓴다고 했다.




사실 오늘 학교에 <학부모 급식 모니터링>을 다녀왔는데
그 후기는 나중에 남겨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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