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8월 26일 수요일
오늘의 목표
1. 철물점 방문(산업용 마스크, 환풍기, 기리 연장부품, 배수관, 보안경, 퍼티 칼)
2. 천장 정리
3. 바닥 갈기
예전 학원 공사할 때
아빠가 연암쪽에 자주 거래하던
배수관 같은 거 파는 곳에 갔던 적이 있었는데
도저히 거기가 어딘지 기억이 안나서
지도를 보며 헤매다가
연암철물점을 알게 되었다.
알고 보니 이곳은
우리가 유튜브로 가끔 보는
철물점TV 유튜버가 있는 곳이었다.
겉에서 보기에 생각보다 크지 않다 싶었는데
안에서 보니 끝이 없었다.
반의 반의 반도 제대로 보지 못했다.
가격표시에 연암철물엔 없는 게 없다고 적혀 있었는데
진짜로 그럴 것 같았다.
철물점이기 때문에
우리가 철물점에서 살 수 있는 것들은 다 있다.
다른 블로그에서 봤던 것 같은데
기리 연장 부품, 마스크 등 찍혀 있는 사진이 있었다.
하지만 위의 사진처럼
목재를 파는 곳 사진은 없었기에
내가 한 번 찍어 보았다.
두께별로, 집성목, 아카시아, 멀바우, 합판,
각재로 쓰라고 잘린 것도 있었고
언젠가 유튜브 비튼에서 욕실 장을 짜던
시꺼먼 라텍스 합판 같은 것도 있었다.
결국 사려고 했던
배수관 부품과 보안경, 도배칼, 퍼티 헤라,
페인트 붓(바닥 쓸용)만 사서 왔다.
산업용 마스크는 깜빡했고,
배수관 뚫는 기리 연장부품은
갖고 있는 것과 호환이 되는 건지 몰라서
결국 구매한 곳에 연락해서 확인해서 사기로 했다.
코스트코도 들리고
연암철물도 들리고 했더니
오전 시간이 다 지났다.
오늘의 목표는
오후에 바닥을 가는 것이다.
점심은 코스트코 스시 한 팩 먹고
일을 시작했다.
이런 본드칠 되어 있는 바닥을
오른쪽 부분처럼 뽀얀 시멘트 바닥이 나오도록
갈아 내려고 한다.
예전 학원 공사 할 때
장판 본드가 덕지 덕지 묻어 있어서
그때의 3강과, 홀 바닥 가는 데만 한 50만원 정도 준 기억이 있다.
바닥 가는 건 내가 제일 걱정했던 일 중 하나.
우선 철물점에서 사온 보안경을 꺼냈다.
앞의 보호필름과,
뒷면의 보호 스펀치, 보호필름을 벗기면 된다.
뒤쪽에 연결고리로
사이즈를 조절할 수도 있다.
나는 혹시 몰라 중간에 끼워서 썼다.
산업용마스크를 깜빡하고 오는 바람에
요즘 코로나로 인해 사두었던 KF94 마스크를
두 장 겹쳐 쓰기로 했다.
중간 과정은 사진을 못찍었는데,
왜냐하면 먼지가 정말 살인적으로 날렸기 때문에
휴대폰을 만질 수도, 만질 새도 없었다.
숨을 쉬기도 힘들었고,
보안경은 습기가 차서 앞이 보이지 않았다.
마스크는 두 장을 겹쳐 썼어도
얼굴에 완벽히 밀착이 되지 않아
그 사이로 콧털이 허옇게 될 정도로
시멘트 가루가 들어왔다.
하면서 몇 번이나 화장실에 가서 코를 풀어야 했고
코에선 시커멓게 시멘트 가루가 덩어리 져서 나왔다.
계속 쪼그리고 앉아서
남편은 갈고, 나는 그 옆을 계속 솔로 쓸었다.
물론 갖고 있던 업소용 진공청소기를
부품에 연결해서 청소기도 돌리면서 했는데
청소기 필터는 망가진지 오래이고
몇 번이나 고운 시멘트 가루를 털어 버렸어도
청소기에 빨려 들어가지 않고
주변을 시멘트 가루가 뿌옇게 날려서
민원 들어올까봐도 걱정이었고
이러다가 폐가 다 망가질까봐 걱정이었다.
2시쯤부터 시작해서 4시 30분쯤까지 갈았는데
1/3 정도 간 것 같다.
소리도 너무 시끄러워서
5시부터 옆 강의실 수업이라
더이상 진행할 수도 없어서 일찍 퇴근하기로 했다.
다음 날 바로 작업 시작할 수 있게
나머지 공간에 있었던 짐을
오늘 갈았던 곳으로 죄다 옮겨 두었다.
나머지 2/3를 갈아야 하는데
내일이 너무 걱정이다.
몇 년 전부터 하기 싫고, 너무 힘들고 할때마다
<꾸역꾸역>이라는 4글자를 마음에 새기고
일을 했었다.
아이들에게도
아무리 하기 싫은 일도,
아무리 할 수 없을 것 같은 일도
작은 것부터 차근 차근 <꾸역 꾸역> 하다보면
뭐라도 된다고 말을 해왔었다.
그리고 내일도 <꾸역 꾸역>은 나에게 적용될 예정이다.
plus.
머리카락이 백발마녀처럼 되어서
에어컴프레셔로 아무리 불어도 해결이 안되고
이 구역 대표 미친년 몰골을 하고 있었다.
씻는데 머리카락 사이에 손가락이 들어가지 않을 정도였다.
내일은 헤어캡이라도 쓰고 해야 하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