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8월 5일. 정말 저질러버렸다


태화강국가정원




정말 저질러버렸다.

이젠 되돌릴 수 없다.


진짜 어마어마한 일을 벌여버렸다.






10년이 넘도록 아이들을 가르쳤다. 둘이 합쳐 근 30년 아이들을 가르쳤다.

심지어 다른 일은 해본 적도 없다.

하지만 이제는 더이상 교육서비스업을 하지 않기로 했다.

아직 뭔가를 본격적으로 시작하지 않았기에

그 누구에게도 말하지 않았다.

그리고, 오늘 학부모님들께 모두 전화를 드렸다.

8월 15일부로 학원을 아예 문 닫는다고...



아직 시험이 덜 끝난 아이들이 있기에
다음주까지 하겠다고 말씀드렸지만
이미 전화를 드리고 각종 환불과 여러 절차를 밟고 있는 만큼
시험이 끝나서든 학원이 끝나서든 
아이들이 오지 않기에 여파가 바로 느껴진다.



심장이 두근거리는 것일까.
쿵쾅거리는 것일까.


문득 생각해보면
잠이 확 달아날만큼 큰일을 저질렀다.


내가 혼자도 아니고,
우리가 우리 둘만 사는 신혼부부도 아니고,

키워야 할 아이 둘이 있고,
모셔야 할 시부모님이 계신다.

아직 대출도 산더미만큼 남았다.

숨만 쉬어도 나가는 돈이 한 달에 
수 백이다.



그런데 저질렀다.

그냥 잠자코 여태 하던 대로 아이들 가르쳤으면
빚을 빠른 속도로 탕감까진 못하더라도
당장은 먹고살 수 있을 건데


그래도 지금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오늘을, 올해를, 먼 훗날 어떻게 기억할 지는 모르겠지만
우린 지난 3년 간 끊임없이 고민하고 얘기를 해왔다.


우리가 좀 더 똑똑한 사람들이었다면
더 빨리 선택을 했을까.
더 빨리 흐름을 볼 수 있었을까.



책임져야 할 인생들이 있기에
두렵지 않다면 분명 거짓말이다.


두려움과 걱정 속에 잠도 못 이루기도 하고
순간 순간 심장이 요동을 치기도 하지만

한편으론 얼마 만에 느끼는 두근거림인가 생각해보기도 한다.



해야할 일들이 산더미다.
결정도 해야하고, 공부도 해야하고
게으르게 보내면 안된다.

우리,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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