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9월 13일 일요일
오늘의 목표
1. 모든 목재 샌딩 끝내기
2. 카운터 쟁반 선반 만들기
3. 남은 자투리 목재 정리해서 버리기
남편은 카운터 쟁반 선반을 만든 뒤에
목재 정리를 시작했다.
그 사이 나는 열심히 사포질을 했다.
그라인더와 멀티커터에
사포를 붙여서 사포질을 하려고 하였으나
사포를 붙여서 사포질을 하려고 하였으나
그라인더가 너무 강력해서
전체적으론 하지 못하고
모서리 따는 것만 했는데
나중엔 너무 시간이 늦어지고 일이 지체가 되어
전체를 그라인더로 했다.
하지만 그 사이 그라인더
사포 붙이는 곳 자체가 닳아서
결국 그라인더를 쓸 수 없게 되었다.
그리고 멀티커터는 그라인더에 비해
효과가 미미해서
주로 손으로 사포질을 했다.
바닥 갈았을 때 이후로
처음으로 정말 죽을동 살동 했던 것 같다.
바닥 갈았을 때는
데코타일 본드랑 시멘트 가루여서
마스크를 열심히 썼는데
이번엔 그래도 나무라고
우습게 보고 마스크 대충 쓰고 있었더니
결국 집에 와서 씻는데
코에서 목재가루들이 한참 나왔다.
사포질을 이렇게 했는데
스테인 칠하고 또 샌딩해야하고
바니쉬 칠하고 또 해야하고
아직 여러번 남았다는 게 끔찍할 뿐.
이 때라도 우린 샌딩기를 샀었어야 했다.
샌딩기 네모난 거 쿠팡에서 한 2만여원쯤 주고 샀더라면
일도 더 빨리 끝나고 몸도 덜 아팠을텐데 말이지.
'이미 고생 잔뜩 했고
이제 얼마 안남았으니
이제 와서 사서 뭘해?'
라는 생각에 무시하고 계속 몸빵했다가
정말 골로가는 기분이었다.
기술이 없으면 아이템빨로라도 승부를 해야하는 거다.
육아로도 많이 깨달았으면서
아직도 난 이 진리를 실천을 못한다.
에휴.
공사를 한 달이 넘도록 하고 있으니
지나가는 분들이 가끔 들어와서
도대체 뭐 할 거냐고 물어보기도 한다.
그때마다 비밀이라며 넘기긴 하는데
이번엔 어떤 아주머니께서 들어오셔서는
벤치 만든 거 혹시 주문제작 해주냐고 물어보셨다.
우리가 전문가들이 아니고
우리 필요에 의해 만든 거라고 했더니
그래도 혹시 돈 주면 해주냐고 물어보셔서
공방 같은 곳에 따로 문의해보라고 하셨다.
남편은 저번에 학원 공사할 때도
지나가던 어떤 목수 아저씨가
2층인 우리 학원까지 들어오더니
남편에게 학원 그만두고
돈 많이 벌게 해줄테니
자기 밑에 들어오라고 그러더니만은
이번에도 뭔가 이런 쪽으로 자꾸 연결이 될 뻔하는 것 같다.
남편에게 물어보니
물론 돈이 된다면 하고 싶기도 하다는데
현실적으로 어려운 부분이 있다보니
(전문적으로 아는 것이 아닌 점. 당장 생계와 직결되는 점)
불가능하다는 결론이었다.
그냥 지금 내 생각으론..
어차피 공구 죄다 샀는데
가끔씩 스트레스 받을 때
지하실에 공구 들고 내려가서
거기서 자잘한 거 작업하면서
스트레스도 풀고 하면 좋지 않을까 싶은데
남편은 그럴 시간이나 있겠냐는 쪽이다.
남편이 언젠가 공방을 다녔으면 좋겠다.
취미로 말이지.
어차피 아이들은 곧 엄마 아빠 손을 덜 탈 테니까 말이다.
남들에게 내세울 필욘 없어도
누군가 물었을 때 자신있게
내 취미는 이거라고 말할 거리가 있는 삶이라면
멋지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