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12월 23일 울대 바보사거리에서 |
사진이라도 찍어 놓을 걸…
2022년 크리스마스 선물로 고은이는 고래 꼬리 목걸이를 받았고 로은이는 크리스마스 스노우볼 오르골을 받았다.
모두 쿠팡에서 샀다.
미리 사서 예쁘게 포장해서 크리스마스 새벽에 각자 책상 위에 고이 올려두었었다.
3년 전까지 학원할 때는 학원에 12월 내내 장식해두던 트리 밑에 두고 아침에 아이들 데려와 마치 산타할아버지가 두고 가신 것처럼 전해주었는데
이젠 번역으로 재택만 하다보니 커다란 트리도 지하에 내버려두어서 집엔 선물을 둘만한 곳이 없다.
어쨌든 선물 전달식이 끝나고 어제(25일 당일) 하루 종일 오르골 틀어두고 감상도 하고 좋아했었다.
그리고 오늘 아침…
고은이는 아직 방학을 하지 않아 등교하고, 로은이는 유치원 방학이라 집에 있는데
손에 들고 있다가 테이블로 떨어 뜨렸던 건지 갑자기 요란한 소리가 나고 이내 오르골 음악도 이상한 소리와 섞여 나왔다.
혹시나 싶어 잠시 꺼두었었고 30분쯤 지났을까… 다시 틀어보니 정상적인 소리가 나고 새는 것도 없이 아무 문제 없어 보였다. 다만, 이상한 소리가 났었으니 안의 어딘가 부러지거나 미세하게 금이 가지 않았을까 생각하던 찰나!
로은이가 오르골을 거실에 깔아둔 패드 위로 옮기는데 별 충격도 없었는데 와작! 깨져버렸다.
정체 모를 액체와 안의 펄이며 스티로폼 알갱이가 쏟아져 나왔다.
유리가 너무 자잘하게 깨져서 파편을 줍다가 결국 포기하고 패드째로 쓰레기 봉투에 넣었다.ㅠㅠ
그렇게 로은이의 크리스마스 선물은 크리스마스가 지나자마자 사라져버렸다.
그리고 방금 전, 로은이가 내게 준 크리스마스 카드(사실 메모)
로은이가 써준 2022년 크리스마스(에 주려했으나 하루 늦게 준) 카드 |
아이의 크리스마스 선물도, 거실 패드도 버려 속이 상한데
홧김에 아이에게 소리지르고 다다다다 잔소리를 퍼부었더니 더 속이 아프고 입이 쓰다.
난 아마 돈이 아까운 맘이 더 크겠지만
로은인 갖고 싶었던 예쁜 오르골을, 그것도 크리스마스 선물로 받은 걸 제 손으로 깨버려 속상하고 슬프고 죄송하고 마음이 하루 종일 많이 아팠을 거다.
로은이는 물건을 우리 중 비교적 좀 험하게 다루는 아이라
이번 기회에 물건을 소중히 다루는 법을 좀 배웠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