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박을 해볼까..



지난 11월 3일.
아이들과 집에만 있기엔 할 일이 너무 없어서 오랜만에 집 근처 울산대공원에 가기로 했다. 위층에 사시는 시부모님께도 함께 나가자 말씀 드리고선 대공원에서 간단히 먹을 점심을 챙겼다.



몇일 전, 코스트코에서 사두었던 핫도그빵을 데웠다. 냉장고에서 유통기한이 다 되어가는 슬라이스 햄을 꺼내고 샐러드도 넣었다. 냉동실에 한 장씩 소분해서 넣어둔 치즈도 넣고, 빵에 비해 햄이 너무 작은 것 같아 달걀후라이도 해서 넣었다. 그리곤 케찹과 허니머스타드 소스로 마무리를 했다. 먹기 편하게 종이호일로 감싸서 아이들 머리 묶는 고무줄끈으로 튕겨 에코백에 넣었다.  빵만으로는 퍽퍽할까 싶어 물도 챙기고, 복숭아아이스티도 타서 보온병에 담아갔다.






아이들은 오랜만에 대공원에서 킥보드를 탈 생각에 이미 신이 나 있었다. 그렇게 부랴부랴 준비해서 공원에 도착했다. 사실 차로 5분정도 밖에 안되는 거린데 왜 쉽게 나와지지 않는 건지 모르겠다. 도착하자마자 샌드위치를 꺼내어 아이스티와 함께 점심을 해결했다. 샌드위치는 아이스크림콘 먹는 것처럼 조금씩 종이를 찢어가며 먹었더니 깔끔하고 좋았다.



다 먹고 아이들은 킥보드도 타고 대공원의 뜀동산에서 머리가 흠뻑 젖도록 뛰어놀았다. 체육공원쪽으로 가 훌라후프도 하고 산책도 하고 노는데 갑자기 빗방울이 후두둑 떨어지기 시작했다. 사람들이 썰물처럼 빠져나가기 시작했다. 우리도 부리나케 차로 돌아갔다. 주차장을 빠져나가려는 차들이 우후죽순 쌓이기 시작했다. 우리는 떨어지는 빗방울에 토독토독 빗소리를 들으며 잠시 여유를 즐겼다.


로은이는 이미 유모차에 앉아 산책할 때부터 낮잠을 자고 있었다. 아이 아빠는 심심해하는 고은이와 함께 트렁크 문을 열어 걸터 앉았다. 이 세 사람의 모습을 보다보니 문득 차박을 해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바닷가 보이는 캠핑장이나 주차장에서 차박을 하는 거다. 식사로는 간단히 샌드위치나 햄버거를 먹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 근처 마트에서 레토르트 식품을 준비해 가서 버너에 코펠 올려 그리 번거롭지 않게 먹어도 좋을 것이다. 아이들과 차에서 여유롭게 이야기도 하고 영화도 보다 오면 더할 나위 없겠지. 이제는 벌써 밤엔 꽤나 추워졌으니 올해에 차박을 해보는 건 힘들 것 같고, 내년에 따뜻한 봄날이 오면 한 번쯤 아이들과 해봐야겠다. 벌써부터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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